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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도자료] 오마이뉴스 - 2006.7.14 명문대 졸업 후 귀향한 서른 한 살 젊은 농부
작성자 지리산농부마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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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2-07-22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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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69

비가 오지 않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더 많은 7월 장마철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제일 유명한 장터인 화개장터에도, 하루 종일 손님 많은 시내버스처럼 비가 멈추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13일, 미리 약속한 화개장터의 한 음식점에서 젊은 농부 김정태씨를 만났다. 김씨는 첫눈에 보기에도 농부 같은 차림새를 한,
덩치가 큰 젊은 농부였다. 젊은 사람 찾아보기 어려운 시골에 31살의 젊은 농부가 있다는 것이 우선 반가웠다.
김씨는 지리산 피아골과 마주보는 구례에서 녹차, 밤, 매실, 고로쇠 농사를 짓는 농부다.

김씨가 농부의 길을 결심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라고 한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지도교수가 장례 희망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김씨는 딱 잘라 "농부"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마주하는 곳에서 태어나서 그랬는지, 김씨는 젊었을 때부터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씨는 대학교를 졸업한 다음날 짐을 챙겨 고향으로 향하는 전라선 기차를 탔다.

유도에서 농사로… 연세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후 선택한 농부의 길

김씨의 최종 학력은 연세대학교 통계학과 졸업이다. 학력을 최고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연세대 출신이면 다른 길도
많았을텐데 꼭 농부를 선택해야 할 이유라도 있었느냐고 물었다.
"다른 것 없어요. 그냥 농사가 좋더라고요." 김씨가 시원하게 막걸리를 들이키며 대뜸 한 대답이다.

김씨는 연세대학교 통계학과 95학번이다. 사람들은 보통 대졸자가 농사를 짓고 있으면 농대 출신이냐고 묻지만 김씨는
농부도 통계학을 알면 좋을 것 같아서 통계학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던 올림픽 꿈나무였다.

"화개중학교 유도부 창립 멤버였어요. 당시에 창립해서 바로 우승하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유도선수가 꿈이었어요.
고등학교도 유도부가 있는 창원 문창고등학교를 다녔거든요. 전국체전에도 나가곤 했는데 3학년 때 부상을 입었죠.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대학이라고는 한국체육대학교나 용인대학교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부상 때문에 더 이상
유도를 하기 힘들어졌어요. 그래서 3학년 때부터 공부로 전향했죠. 그리고 그 해 연세대학교 통계학과에 들어갔어요."

남들은 학교수업에다 학원, 거기다가 과외까지 해도 어렵다는데 어떻게 운동하면서 연세대학교에 들어갔냐고 했더니, 김씨는 또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유도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하루에 4시간 수업 받고 나머지 시간엔 운동을 했지만 항상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부든 유도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상으로 유도의 꿈을 포기하고 공부를 선택했고, 그와 함께 농부의 꿈도 키우게 된 것이다.

농사짓기 힘들지 않을까. 김씨는 대뜸 이렇게 이야기한다.

"농민들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지만, 젊은 농부의 경우 본인이 조금만 열심히 하면 시골에서 혼자 잘사는 것은 쉬워요. 문제는 마을 사람들 전체가 잘 사는 것이죠. 그런데 그건 정말 힘들어요. 그게 제일 마음 아파요."

귀농하자마자 구례농민회부터 찾아간 김씨는 지난 6년간 농민회와 함께 열심히 활동했지만 농민들의 삶은 오히려 6년
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사실 요즘엔 생산중심의 농업만 가지고는 힘들어요. 유통을 안 하면 시골 생활은 힘들 수밖에 없어요.
밤만 해도, 수매가격과 소비자 가격은 2~3배 정도 차이 납니다. 결국 농민들은 힘들게 일해서 유통업자들 배만 불리는
꼴이죠."

이어 김씨는 오히려 내게 반문했다.
"몇 개월 동안 땀 흘려 작물을 키운 사람보다 유통업체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데 어떻게 농민이 잘 살 수 있죠?"

농민들도 먹는 사람 마음 알아야

김씨는 농민들이 잘 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가 직거래라고 말한다.
기업이 소비자를 알아야 하듯 농민들도 소비자를 알아야 하는데 직거래를 하지 않으면 소비자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농작물이든 농민이 직접 소비자와 만나서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농민이 잘 사는 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내려오면 쉽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 농사를 지으면서 유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다 보면 틈새시장도 보이고 돈도 벌게 되죠. 저는 사실 농사짓는 중에도 항상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수익을 올리기 어려우니까요."


김씨는 밤농사 4만5천평, 매실 농사 5천평 그리고 녹차농사 5천평을 짓고, 녹차 묘목을 생산하는 하우스 농사를 짓는다.
거기다가 밤 농장이 있는 백운산에서 그 유명한 백운산 고로쇠까지 채취하고 있다. 직접 녹차를 만들기도 하고 녹차 묘목도 생산하는 등 하루 종일 바쁜 일정이지만 생산되는 농산물의 상당 부분을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자기 농산물을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김씨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함께 하는 곳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복 받은 농민들이라고 말한다. 밤이나 매실, 고로쇠, 녹차보다는 지리산 밤, 지리산 매실, 지리산 녹차라고 하면 일반인들도 모두 좋아하고 농사도 잘된다며 지리산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한다.

김씨와 마지막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그 시간에도 비는 멈췄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했다. 장마는 내년에 다시 오지만 서울로 떠난 농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이농으로 농촌은 비어 가고 있다.

김씨의 꿈은 여유롭고 평화로운 농촌에서 더불어 잘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 길을 선택한 젊은 농부 김정태씨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해본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푸른 하늘이 지리산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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